2월 1일은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에 도착한 날이다.
그래서 2월 1일이면 혼자만의 작은 기념을 한다.
처음으로 샀던 주황색과 노랑색이 섞인 튤립이 피는 걸 보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친구들에게 알린다.
네덜란드의 2월은 바람이 많이 분다.
내가 도착했던 그날도 그랬다.
날이 조금씩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오후 6시면 이미 어둑해져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오던 그 길, 차에서 바라본 이 마을의 초입, 첫 숙소에 들어섰을 때 공기, 광장으로 가는길에 맞은 바람, 첫 끼로 먹었던 브리 치즈.
이 모든 기억이 오감에 남아있다.
2월 1일이면 항상 생각한다.
차가운 공기가 어딘가 부드럽게 느껴지는 들숨에 봄이 곧 올것 같은 이 평범한 하루에,
이 도시 어딘가에는, 이 곳에 막 도착한 누군가가 있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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