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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essay

문화에 대하여 - Cross Cultural Communication Skills in Academia

by london_boy 2020. 5. 24.

Cross Cultural Communication Skills in Academia: Transferable skill 섹션에 있는 수업이었는데, 수업명부터 흥미로웠다. 특히나 문화차, 커뮤니케이션차에 대해 신경을 쓰고, 그것에 대해 생각을 자주 생각하는 편이라 수업에서 무엇을 얻을수 있을지 기대도 되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문화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있었고, 나의 입장도 조금 정리가 되어 수업을 듣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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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여러 경험을 통해 문화에 대한 나의 태도와 생각이 형성될텐데, 가장 큰 나의 경험은 아래 두가지이다. 

1. 한국은 내부적으로나 외부적 시각으로 바라볼 때, 아시아의 유교문화권이라는 것.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자랐다는 점
2. 중국과 네덜란드. 정반대라 할수 있는 두 문화권에서 지낸 경험

문화에 대한 나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생각은, '문화의 우열이라는 것은 없으며, 인권에 침해가 되지 않는 한에서는 다른 문화이지 틀린 문화라는 태도로 접근하지 말아야한다' 이다. 이 생각을 바탕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줄기를 적어보자. 

1. 어떤 문화던 그 형성과정에 이유가 있다. 
2. 내 문화권 기준으로 상대 문화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3. 편견은 그 문화을 알아가는데 있어 불투명막이다. 
4. 다른 문화로 인한 실수는 발생할수 있다. 실수가 발생한다고 항상 당황하고, 불쾌하지 않다. 오히려 모르니까 그럴수 있지로 관대한 태도로 대해줄 때도 많다. 하지만, 상대 문화에 대한 배려없고, 진지하지 않는 태도는 상대방이 알아채기 쉽다. 그럼 실수가 아니라 무례로 여겨져 기분나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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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학위과정을 위해 오기 전에도 이곳을 몇번 여행으로 왔었다. 그때마다 더치 사람들의 친절한 태도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단순히 친절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친근했다". 친근한 친절은 친절로 인한 거리감을 덜 느끼게 해준다 (일본여행에서는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지는 친절들이 가끔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할 때, 한국에 대해 얕고 형식적인 스몰톡의 질문이 아니라, 정말 궁금하고 알고 싶어하는 그런 태도를 보여줄 때가 많아, 네덜란드 사람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사람들의 바르고 활기찬 모습보다 마음 깊이 자만심 가득하고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라는 태도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마 코로나로 인한 여러 상황이 더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네덜란드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네덜란드 현 상황에 적합한 방안이라 생각하기에 불만은 없다. 
하지만 5월 초, 대응 방안 설명을 할 때 태도는 아주 실망스러웠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정해지면서도 네덜란드 총리, 보건부 장관이 "하지만 마스크는 아직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라고 말하는 태도에서, 과학적 근거는 없는데 필수라고 하는 이 태도는 무엇이며, 왜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고집 부릴까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단순히 마스크 착용 여부를 국가가 지시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이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적이 없고, 지금도 마스크 착용에 대해 개인적인 찬성/반대에 대한 입장이 없다.) 정치인의 태도는 마치 다른 문화권, 특히 아시아 문화권에서 했던 대응 방안을 따라하는 듯한 것을 부끄럽게 느껴, 아시아 몇 국가의 대응 우수성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보였으며, 오만하게 느껴졌다. 또한, 학교에서도 2,3월 중국에서 온 학생들은 2주 자가격리를 의무적으로 시켰으면서 3월 이탈리아에서 온 학생들에 대해서는 자가격리를따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EU국가라는 특수성이 적용되긴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인종차별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나는 약간 비판적인 태도로 이 나라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 수업을 들게 되었다. 수업 초반에 Power distance, Indivisualism, language context 부분을 각자의 국가의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여러 상황을 토론하게 되었다. 이 때 나의 문화에 대한 내적 혼란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나는 Power distance가 높고, Collectivistic하며, 언어가 high context한 나라에서 자랐고, 그 사회에서 살았다.(앞으로 A문화권이라 칭하겠다.) 그래서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만 이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이 반대되는 문화권에 살고 있는 대부분 서양인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의미가 이 반대 문화권(Power distance가 낮고, indivisualistic 하며, low context, 앞으로 B문화권이라고 칭하겠다.) 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다. 물론 A문화권에서 평등지수가 낮고, 인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A문화권의 사람으로서 A문화에 아주 부정적이지만 B문화권 사람이 이를 언급하면 B문화권이 더 옳다고 말하는 듯이 느껴진다. 

특히, language context를 언급할 때 나는 가장 방어적이었다.
나의 개인적 문화 선호는 power distance는 0에 가까울 수록, indivisualism은 7정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고 collectivistic문화권에서 소수인권이 무시되는 것에 아주 부정적이지만, '나는 혼자서 노는 거 좋아해!'의 쿨한 태도는 빈정거림으로 보이며, collectivistic한 문화의 장점도 분명 있다.)
하지만, language context에 대해서는 중립을 선호한다. 비록 나는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고,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개인적으로 답답했던적도 많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언어의 high context는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지 않게 하는 장점이 있으며 (똑같은 거절이긴 하지만, 오히려 돌려 말해 기분 나쁘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low context는 '나는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다'로 무례한 태도를 변명하는 부정적인 경우를 보아왔다. 그래서 대부분 language context를 언급할 때,  대부분 low context사람들이 high context사람들의 언어습관으로 인한 자신의 불편한점을 말하는 것이 나는 불만이었다.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는데, 마치 low context가 옳은것이며 우위에 있어서, high context사람들이 직설적으로 말하도록 바꿔야 한다는 태도로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low context 문화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라면 그 나라 문화에 맞추는 것이 맞다. 하지만, 무언가 high context 문화권을 여행하거나 그 문화권을 살아감에도 불평만하고 그들이 고쳐야 돼라는 태도를 보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두번째 수업을 통해 나의 방어적이고, 네덜란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조금 바뀌었다. 

1. 몇몇의 네덜란드 수강생들의 말을 들으며, 모든 네덜란드 사람이 정부의 태도에 100% 지지 하는 것이 아니면, 그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아마 내가 이곳에 머무는동안 많은 더치와 교류하지 않아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 내가 가장 피하려고 했던 편견을 만들고 내가 만들고 있던 것이다. 이게 이 수업으로 배운 가장 큰 첫번째이다. 

2. 두번째는 내가 강사에게 language context에 대해 질문했을 때, low conext 문화권 사람이 high context 문화권 가면 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hidden 의미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 문화의 뛰어난 점을 잘 알고 있지만, 몇가지의 문화에 대해서는 반대의 여지 없이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 특히 유교문화권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태도와 관련된 몇 문화에 대해서 나도 싫어하면서도 나의 나라이기에 받아들이고 사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반대의 문화권 사람과 이야기할 때 자격지심이 발동할때가 있다. B문화권 사람은 객관적으로 말함에도 불구하고, 왠지 A문화권 사람이 고쳐야 되라고 들린다.
그런데 강사가 말을 통해 (low conext 문화권 사람이 high context 문화권 가면 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hidden 의미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high context 문화를 이해하려고 low context 사람이 있다는 , 내 자격지심에 가려졌던, 사실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적인 불만이 해소되었고, 이것 또한 'B문화권 사람은 대부분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며 A문화권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라는 편견이었다는 사실을 또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수업으로 얻은 가장 큰 것은, 다른 문화권 사람과 대화하기 기술 이런것보다도, 다른 문화권 사람의 말과 행동을 좀 더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아마 이런 태도가 커뮤니케이션에도 궁극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 문화에 대한 나의 입장이 혼란스러웠기에, 다른 문화를 대할 때 편견없이 바라보기 어려웠었다. 이 수업이 뭔가 나의 부정적인 태도와 시각을 좀 더 긍정적이고 문화에 대한 나의 입장으 앞으로 나아갈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다른 문화를 접하지 않았다면, 다른 문화권 사람과 이야기할 기회가 없다면, 그냥 익숙한 내 문화에서 아무 고민 없이 살았을 것이다. 내 문화에 대해서 조차 별다른 생각 없이. 이런 고민 또한 내 생각을 넓히고, 깊이를 늘려주기에 행운이라 생각한다. 

'문화를 안다'라는 말처럼 오만한 말이 있을까 싶다. 몇십년간 한국에서 자란 나도 내 문화를 오롯이 다 이해하고 알지 못한다. 그래서 항상 고민하고, 배우고, 나의 문화와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 같다. 문화란 항상 어렵다.  

하루하루 열심히 배우며 지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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