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의 많은 그림에 등장하는 그의 모델이자 정부였던 마르게리타는 제빵사의 딸로 '라 포르나리나' 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다. 잘생긴데다가 교황청의 사랑을 받고 있던 라파엘로는 신분 차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자유로운 영혼으로 남고 싶었는지 평생 독신으로 살다 생을 마감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르네상스 3대가 가운데 한 사람었는데,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그의 그림들은 주로 특유의 둥글고 상냥한 얼굴,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 낸다.
왼쪽 팔찌에 'RAPHAEL'이라 적혀있고, 약손가락에는 반지를 낀, 마르게리타를 그린 '라 포르나리나' (바르베리니 궁, 로마). 이 그림은 라파엘로에 의해 완성되었다기보다 부분적으로 로마노의 필적으로 보인다.
피아첸차의 산시스토 성당의 봉헌에 맞춰 제작된 '시스틴의 마돈나' (드레스덴 회화 갤러리, 드레스덴) 는 그림 아래쪽의 귀여운 아기천사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그림 중 하나이다. 마돈나는 마르게리타를 모델로 그려졌으며, 양편의 남녀는 이탈리아 피아첸차의 수호성인으로 성인 식스투스2세(모습은 율리우스 2세의 청으로 그를 모델로 하였다고 한다) 와 성녀 바르바라이다. 마르게리타를 향한 마음이 깃들어서인지, 성모 마리아의 얼굴은 그 어느때보다 기품있고 고귀해보인다.
'의자의 성모'(피티 미술관, 피렌체) 또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라파엘로의 작품인데, 이 역시 마르게리타를 모델로 하였다. 이 그림이 사랑받는 이유는 구도와 색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록색 숄과 푸른색 치마 그리고 아기 예수의 황금빛 옷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삼각형 구도에 통도라는 둥근 액자를 사용하여 더욱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